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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의 처세

사계 D 2024. 12. 2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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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신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관운(官運)의 대명사로 불린다. 197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그는 김영삼 정부부터 윤석열 정부까지 진보·보수를 넘나들며 6개 정부에 걸쳐 고위 공직을 맡았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국무총리만 노무현 정부에 이어 두번째다. 모두 합쳐 3년5개월째인 총리 재임 기간은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길다. 그러다 윤석열이 위헌적 계엄 사태로 국회에서 탄핵소추되며 고건·황교안에 이어 역대 3번째 대통령 권한대행직까지 맡게 됐다.

한 대행은 윤석열 국정의 오만·독선·퇴행을 바로잡지 않았고, 이태원 참사 등 국가적 재난이 발생해도 책임지지 않았다. 진퇴가 굵은 국무총리 상과 처신이 아니었다. 그는 여당이 4·10 총선에서 참패한 직후에야 윤석열에게 사의를 표명했지만, 지난 8월 재신임을 받은 후 “(윤석열은) 대인이시다. 제일 개혁적 대통령”이라는 낯 뜨거운 발언을 했다. 윤석열 임기 5년을 같이하는 ‘오(五)덕수’가 될 거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한 대행은 “현 상황의 조속한 수습과 안정된 국정 운영이 제 긴 공직 생활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난 24일 내란·김건희 특검법과 국회 선출 몫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국회가 해법을 마련해 달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내란도 아니라는 여당과 조기 탄핵을 외치는 야당 간 합의가 안 될 게 뻔하니,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셈이다. 비상시국에 갈등을 중재·조정하기는커녕 외려 심화시키며, 직접 정쟁의 중심에 선 것이다. 마지막 소임이 윤석열에 대한 의리를 지키겠다는 것인지, 자신의 존재감을 극대화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한 대행의 생각이 무엇이든 국민 절대다수의 생각과 다른 길로 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국정의 불확실성만 키우는 권한대행 처신을 납득할 국민이 있을까.

총리실 공식 유튜브 채널인 ‘총리실TV’에 ‘우문현답’ 코너가 있다. 우문현답은 한 대행이 즐겨 쓰는 표현인데,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뜻이다. 작금의 위기를 해소할 답은 민심에 있다. 헌재도 인정한 재판관 3명 임명은 물론, 국회가 통과시킨 내란·김건희 쌍특검법을 즉시 공포하라는 게 민심이다. 지금 온 국민이 한 대행의 처신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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