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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아이 키 때문에 성장호르몬 주사 고려 중이라면 꼭 보세요

사계 D 2025. 1. 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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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일명 '키 크는 주사'로 알려진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 수요가 늘고 있다. 실제로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제 처방 현황을 보면 2022년 19만 건에서 2023년 24만7541건으로 증가했다. 성장기인 아이의 키를 키우고 싶어 방학 때 이 치료를 고려하는 부모도 많을 것이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누구에게 필요한 치료일까?


호르몬 결핍 여부부터 확인해야

성장호르몬 주사에 관한 오해부터 풀어보자. 성장호르몬 주사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또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긴 성장 장애를 치료하는 의약품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화영 교수는 "성장호르몬 주사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인 경우와 그 외 성장호르몬 치료가 승인된 만성 신부전증, 터너증후군, 누난증후군, 프라더윌리증후군, 부당 경량아로 인한 저신장, 일부 특발성 저신장증 환자에서 고려하는 치료다"며 "이때 성장호르몬 제제를 투여하면 적절한 성장과 대사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순히 키가 작을 때 누구나 받는 치료가 아니라는 얘기다.

아이의 키가 더디게 자란다면 그 원인을 감별하는 게 우선이다. 특정 질환이 아니더라도 평균 신장보다 300분위 수 미만으로 출생한 부당 경량아의 경우 만 4세까지 따라잡기 성장을 해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으면 성장호르몬제 투여가 허가된다. 영유아검진에서 ▲키의 퍼센타일(같은 성별·나이에서 아이의 키, 몸무게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나타내는 단위)이 점점 떨어진다거나 ▲1년에 4cm도 자라지 않는다면 소아내분비과가 있는 병원에 가보는 것을 권한다.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다혜 교수는 “아이의 키가 300분위 수 미만의 저신장이거나 발달지연 등 다른 이상이 동반될 때도 평가가 필요하다”며 “성장호르몬 결핍 여부 검사와 추가적인 평가를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 치료는 어린 나이에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다.

두개내압·혈당 상승 등 부작용 존재


무분별한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를 지양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부작용 때문이다. 체내 대사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다 사용하거나 적응증이 아닌 정상인에게 투여하면 부작용 위험이 크다. 성장호르몬 제제 사용량이 늘면서 식약처에 보고된 관련 이상 사례는 2023년 1626건이었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주사 부위 통증, 발적, 부종, 가려움증 등이 있다. 보통 이러한 증상은 수일 내에 사라지지만, 며칠이 지나도 호전이 없거나 악화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투여 초기에는 반드시 두통, 시야 장애, 오심, 구토 등이 나타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다혜 교수는 “드물지만 앞선 증상을 동반하는 두개내압 상승은 심각한 부작용일 수 있어 약을 중단해야 한다”며 “약의 용량을 줄이거나 끊으면 대부분 나아진다”고 말했다.

성장호르몬 주사가 혈당 상승이나 감상샘 기능저하증의 내분비계 변화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주사를 맞고 있다면, 주기적인 혈당 관찰은 필수다. 김화영 교수는 "성장호르몬은 인슐린 작용을 억제해 혈당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특히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한 아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소아 1만1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보면, 성장 호르몬 치료를 받은 소아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유발되는 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8.5배 높았다.

드물지만 척추측만증, 대퇴골단 탈구 등 골격계 변화를 유발하는 사례도 있다. 평소 아이의 자세를 점검해보면 좋다. 김 교수는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 중 급격한 성장 속도로 인해 이미 존재하는 척추측만증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이가 걷지 못할 정도의 골반, 무릎 통증을 호소한다면 응급실에 내원해 꼭 진료받아야 한다. 고관절 탈구일 수 있는데, 심하면 수술까지 해야 하는 심각한 부작용이다.

성장판 닫혔는데 맞았다간 말단비대증 위험도


일부 성장클리닉에서는 성장호르몬 주사를 유행처럼 무분별하게 시행하기도 한다. 부모가 적응증 및 부작용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위에 언급한 의학적으로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만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질병이 없는 특발성 저신장도 의학적으로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를 통해 성장 개선 효과가 입증된 적응증이지만 건강보험 적용 대상은 아니다. 건강보험 급여 기준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가 가능한 투여 기간은 뼈 나이 기준 여아 14~15세, 남아 15~16세다. 키 기준은 여아 153cm, 남아 165cm다.


그 이외의 상황이라면 반드시 소아내분비내과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담해 치료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아이의 성장판이 열려있는지의 여부와 종양의 발생 징후 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다혜 교수는 “키가 1년에 2cm도 안 크면 거의 성인 키에 도달했다고 본다”며 “성장판 사진을 찍었을 때 닫혀있는 경우 무리해서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다간 손과 발, 얼굴 뼈만 커지는 말단비대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가 과거 종양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 이 교수는 “종양이 재발할 위험이 있거나 유전적으로 종양의 발생 징후가 있는 경우엔 적응증에 해당해도 성장호르몬제 투여 시 종양이 더 증가할 것을 우려해 치료를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치료 대상 아니라면 충분히 자고 운동하는 게 우선

작은 키가 고민인데 치료 대상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면, 우선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들을 실천하는 게 좋다. 김화영 교수는 "해마다 키가 4cm 이상 잘 자라고,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 아이들이라면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게 키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소아내분비학회에서도 성장에 도움이 되는 습관으로 ▲휴대전화나 컴퓨터 게임 등 과하게 하지 않기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기 ▲매일 8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 취하기 ▲세 끼 골고루 잘 먹기 등을 권하고 있다. 음료수나 과다한 설탕, 인스턴트 음식 등은 피해야 한다. 시중에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약 중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거나 성분을 알 수 없는 영양제는 함부로 먹지 않는 게 좋다. 오히려 뼈 나기아 빨라져 성장이 일찍 멈출 수 있다. 또래에 비해 아이의 성장이 많이 더디다고 느껴진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법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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